요즘은 TV 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자신의 성형사실을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자신에 대한 이슈를 만드는 방법인 것 같다. 아마 어느 한때는 어려운 성장 환경을 고백하는 것이 그러했던 것처럼. 외모 지상주의는 분명 경계해야겠지만 잘났던 못났던 외모가 중요한 캐릭터가 되는 연예인에게는 별로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지 싶다.

가끔 어떤 연예인은 자기는 성형한 것은 아니라며 주사 시술을 좀 받았을 뿐이라고 애교있는 답변을 하는 것을 본다.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주사나 필러 주사 시술은 실제 받아보면 너무나 간단하기 때문에 성형수술연예인으로 낙인 찍히기에는 다소 억울한 면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성형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시술 결과로 얻게 되는 인상의 변화가 적지 않기 때문에 애교 있는 흐린 고백이라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어쨌든, 그 보톡스 얘기를 좀 더 하고자 한다.
보툴리눔 톡신은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게 마비시키는 기능이 있다. 그러니까 표정을 지을 때 움직이는 근육을 마비시키면 웃거나 인상 쓸 때 주름이 덜 생기게 할 수 있고, 운동하는 근육을 마비시키면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을 작아지게 하는 효과(운동을 열심히 하면 근육이 발달하고 운동을 그만두면 근육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로)가 있다. 어느 부위에 어떤 목적으로 주사하느냐에 따라 젊어보이게, 턱선을 갸름하게, 종아리를 매끈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지방을 줄이는 시술은 수적으로만 따져도 정말 다양하게 발달해 있지만 근육을 줄이는 시술은 보툴리눔 톡신 외 고주파를 이용한 근육 응고술이나 신경차단술 밖에 없음을 생각할 때 보툴리눔 톡신 주사의 가치를 높이 살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시술 소요 시간이 매우 짧고 시술 후 바로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며 외관상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것도 미용시술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을 다 갖춘 셈이다.

시술의 간편성과 효과, 안전성 면에서 치료자로서도, 치료 수혜자로서도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선호하는 필자로서는 가끔 시술에 대한 상담을 할 때 다음과 같은 반응이 좀 안타깝다.
“그런데 보톡스는 별로 오래 안 가잖아요.”

보툴리눔 톡신의 약효 지속 기간은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간단하게, 그만큼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시술이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 점이 다른 장점을 가리기에는 너무 억울한 게 아닌가 싶다.

효과가 영구하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는 너무나 의미가 있고 단지그것이 영구적이지는 않다는, 대부분의 미용시술이 가진 그런 제한점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여름을 맞아 종아리 알통 해결을 위한 보톡스 문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요즘, 일반인들에게 남겨져 있는 보톡스 주사 시술에 대한 가장 큰 인상-“보톡스는 별로 오래 안 가잖아요.”-이 잘못 선택 입력되지 않았나 싶어서 마치 첫인상에 대한 오해로 자신의 무한 능력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한 입사면접 탈락자의 억울한 심정으로 짧은 글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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