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고객, 진료실을 들어서는데 표정이 어둡다. 앉자 마자 식사 조절이 너무 힘들고 체중 감량도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다고 한다. 체중 감량 속도는 예상 정도로 매우 적절하고, 식이 패턴을 확인해보니 약간의 실수는 있긴 하지만, 문제는 그 내용에 비해 고객이 표현하는 절망감, 죄책감이 너무 크다는 거다. 실제와 해석의 간극이 있으니, 고민하는 고객 앞에서 상담은 겉돈다. 그러던 중 고객이 한숨 섞어 내뱉는 한마디, “ 제 남자친구가 저 보고 살쪘대요.” 간극의 원인을 찾았다.

다른 행동 치료에서와 마찬가지로 체중 감량, 유지에 있어서도 친구나 동료,가족에 의한 사회적 지지는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사회적 지지의 목적은 이것을 통해 추가적인 지도를 얻고, 감정적 지지와 강화를 얻는데 있다. 더군다나 체중 감량의 일차적 원인의 제공자이기도 한 남자친구의 한마디는 다이어트의 강력한 강화 요소가 될 수도 있고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하는 결정적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의 여자친구가 다이어트 중이라면, 긍정적 지지자와 부정적 지지자, 어느 쪽이 되어 주고 싶은가? 다음은 남자친구들의 흔한 실수 중 몇가지이다.

1. “먹을 거 먹어가면서 운동해서 살 빼야지.”

- 초기 체중 감량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운동과 병행한 식사조절이다. 6개월 이하의 단기간에 걸친 연구에 의하면 체중 감량에서 운동의 효과는 그리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다. 중재를 통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운동만으로는 체중 감량에 크게 영향을 주기 어렵고 대부분의 체중 감량은 에너지 섭취를 줄임으로써 얻어진다고 한다. 비만인 여성을 대상으로 12주간 시행한 연구에서 운동단독, 식사조절단독, 운동과 식사조절을 함께 한 경우 각각 0.6%, 5.5%, 7.5% 의 감량을 보였다고 한다. 이것은 식이 요법이 운동 보다 초기 체중 감량에 있어서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2. “ 또 다이어트 하냐?”

- 우리 몸은 자신의 체중을 기억하고 있고 그것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잘 수행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도적인 체중 감량은 몸은 저항을 받게 마련이고 강력한 의지로 버티려 했더라도 자신의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신체 기능에 굴복되기 십상이다. 어찌 보면 다이어트에는 명확한 시작과 끝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의지의 강도의 고저, 체중 감량 속도의 고저만 있을 뿐. “또 다이어트 하냐?”, 대수롭지 않은 짧은 문장이지만 여성은 이를 통해 이전의 실패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이번에도 실패할 수 있다는 암시를 받게 되며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 탓이라는 죄책감도 느낄 수 있다.

3. “오늘만 먹어.”

-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제한된 칼로리 이내로 하루 섭취를 마쳐야 하기에 다른 사람과의 식사는 곤혹스러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체중 조절자들이 정말 조절하기 어려운 것은 식욕이나 공복감 보다 상대의 권유를 거절하는 것이라고 한다. 철저한 식이 조절 계획을 가진 사람일수록 계획에서 벗어난 식사 한번으로도 다이어트 자체를 아예 실패로 간주하여 지금까지의 노력과 성과를 모두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또, 오늘 하루인데 어떠랴 하고, 먹고 싶은 대로 선택한 메뉴가 파스타나 삼겹살 같은 고지방 고열량 음식이라면 나중에 러닝머쉰 위에서 2시간을 땀나게 뛰어도 넘쳐난 칼로리를 감쇄하기 어렵다..

4. “너 요즘 살쪘지?”

- 사회적 지지자 역할을 담당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은 다이어트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충격을 줄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부러 “살쪘다.”, “너무 많이 먹는다.” 등의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말에 내재된 기본 의미는 상대의 비난이고, 비난을 받은 사람은 상처를 받게 되며, 상처를 받은 사람의 행동 대응방식은 지지자가 의도한 것처럼 보란듯이 열심히 다이어트하는 ‘승화’라는 방식도 있지만, 대개는 상처 그 이상 무엇도 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 365mc비만클리닉 김정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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